“ 쎄하다 ”
– 아무리 기술의 발전 속도는 본디 지수함수적으로 점점 빨라진다지만, 요즘의 발전 속도는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뉴욕에서는 에어택시, 그러니까 하늘을 나는 택시가 시범운행을 시작했고, 스페이스X의 우주선은 수직 이착륙이 가능해졌으며 이제 항공기처럼 여러번 운행이 가능하도록 개발되고 있다.
– 폭발적으로 발달하는 기술 중 가장 속도가 빠른 것은 단연코 AI이다.
딥마인드나 OpenAI, 메타 소속의, 세계를 이끄는 석학들과는 비교도 안되지만,
AI를 활용하는 직무에 있는 입장에서 그 발전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경이로움을 넘어 무기력함과 허무함까지 밀려온다.
에어택시와 스페이스X의 우주선과는 다르게, AI는 그 범용성과 응용성이 무궁무진해 우리의 삶을 송두리채 바꿀 수 있다.
생계에 있어서는 특히, 안좋은 방향으로.
– 실제로, 이미 일부 기업들에서는 경영진의 지시로 AI를 활용한 사무 자동화를 통해 인력을 감축하려는 행동이 시작되었다.
해결할 일의 종류가 제한적이고, 변수가 적으며, 로직이 명확한 일 일수록, 대체되는 속도는 빠를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이런 종류의 일들은 어떻게 하면 자동화 할 수 있을지 내 눈에도 보이는 수준이다.
– 머나먼 얘기일까? 아니다. 짧게 보면 5년, 길게 보면 10년 일거다.
선풍적으로 화제가 되었던, Chat GPT가 나온지 ‘고작 9개월’ 정도 지났을까.
기업들이 이를 적용한 파생 서비스를 완성하기도 전에, ‘GPTs‘ 라는 새로운 서비스와 생태계가 며칠 전에 발표되었다.
이젠 사무 자동화를 위한 일들에 ‘코딩조차 필요해지지 않고’ 있다.
이메일 쓰듯이 글만 써서 보내면 알아서 처리가 되고, 특정인물의 행태를 복제해 그 사람인 것처럼 행동할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9개월도 지나지 않았다.
– 문제는 세상의 일자리 중 복잡하고 심오한 능력이 요구되는 자리는 극소수이며,
대다수는 ‘AI에 대체되기 쉬운’ 단순 업무처리와 반복작업을 하는 곳이라는 것이다.
즉, 대부분의 사람들의 일자리가 AI의 발전으로 인해 위협받고 있다는 얘기이다.
준비없이 이대로 흘러간다면, 큰 사회적 충격이 올 것이 자명하다.
“ 러다이트 운동 ”
– 요즘의 AI 발전을 보자면, 200년 전 산업 혁명 이후 영국에서 벌어졌던 인류 최초의 노동운동, 러다이트 운동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 18세기 산업혁명 이전까지, 영국은 공장제 수공업, 그러니까 숙련된 장인들이 한 장소에 모여 협업함으로써 제품을 생산했다.
제품 생산의 핵심을 담당하는 장인들은 그 몸값과 영향력이 높을 수 밖에 없었다.
– 하지만 이후 ‘기계’가 세상에 나왔고, 숙련공들은 몰락하게 되었다.
기계는 지치지 않았고, 다루기 쉬워, 5~6살짜리 아이를 조금만 교육시켜도 대량으로 제품생산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품질엔 다소 차이가 있을지 몰라도, 기계가 만든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이 단점을 뛰어넘었을 것이다.
자연스럽게 아무도 장인을 찾지 않았다.
– 자본가와 공장주들은 생산성 향상과 절박해진 장인들을 이용해 재산을 쌓아갔고, 가치를 잃은 일반 개인들은 점점 생존이 힘들어졌다.
부의 재분배 없이 극에 달한 빈부격차는, 결국, 공장 가동이 멈춘 밤에 망치로 기계를 부수고 공장을 불태우는 노동자들의 폭력적 시위로 터져나왔다.
사건의 초입이 뭔가 지금과 상당히 비슷하지 않은가.
“ 어떻게 해야 할까 ”
– AI를 개발하는 기업가와 연구자들은 멈추지 않는다.
그 동기가 개인의 부 축적이든, 학문적 탐구욕이든, 이것은 중요하지 않고 나무랄 수도 없다.
중요한 건 그들은 자발적으로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 멈추지 않는 그들의 영향이, 실제로 일부 업계에서 조금씩 관찰되고 있다.
이미 디자인 업계에선 ‘Midjourney’라는 AI 툴의 등장으로 자신의 의미를 잃어버린 사람들의 얘기가 들리고 있다.
나는 아직 멀었다고? 당신도 곧 이다.
–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자라온 환경과 다가올 환경의 괴리감에 잠식되어 침몰할 것인가.
AI의 영역에 대한 전세계적 합의가 이뤄져 개인의 생존을 지킬수 있게되는 상황은 기대하지 말자.
이는 개인이 결정할 수도 없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기에 이것만을 믿고 가만히 있을 수 는 없다.
우리는 내가 이때까지 쌓아온 것을 부정당하는 세상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 매력을 기르자 ”
– 역사 속에 힌트가 있다.
점점 사용이 쉬워지는 인공지능 활용 플랫폼들,
그 속에서 천재들을 제외하고 적당히 똑똑한 사람과 적당히 멍청한 사람들간의 차이는 점점 줄어들 것이다.
이제 ‘나만이 할 수 있는 일’ 따윈 점점 없어질 것이다.
마치 기계를 5~6세 아이가 돌릴수 있게 된 것 처럼.
– 그렇다면 AI가, 나아가 다른 이가 대체할 수 없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바로 고유한 ‘사람냄새’, 즉, 나만의 ‘매력’이 아닐까.
– 고유한 매력을 지키고 가꿔야 한다.
언행과 성품이 될수도, 풍기는 분위기가 될수도, 해맑은 표정이 될수도 있다.
AI가 표현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에서, 남들과 다르게 눈에 띄어야 한다.
그러려면 나만의 ‘느낌’이 있어야 한다.
사람의 감정을 움직이는 영역에서는 분명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그 안에서 ‘나’만이 줄 수 있는 것이 있어야 할 것이다.
– 라고 생각하긴 하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다 ㅋㅋ.
그래도 단 한가지,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은 분명할테다.
“ 아마도 ”
– 18세기의 장인은 그 기술을 갖추기 위해 한 평생을 바쳤을 것이다.
끊임없는 노력 끝에 마침내,
자신의 실력을 인정받고 그에 합당한 가치를 보상받으며 자존감과 안정적인 삶을 얻어낸 그는,
산업혁명 한가운데서 무엇을 느꼈을까.
무한한 무기력함과 공허함 속에서 죽지않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어쩌면 그에겐 망치를 드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은 없었던 것 아닐까.
모두들, 격변하는 세상 속 에서 자신을 지키고 잘 살아남아 보자.
부디 나 혼자의 망상이길 바라며.